몽실이가 의자 밑에 있길래 장난을 쳐봤습니다.
서커스에서 재주 부리는 호랑이를 상상했습니다.
불꽃 링을 멋지게 뛰어 넘는 묘기를 보여주는 호랑이.
몽실이는 과연 어떻게 뛰쳐 나올 것인가...
.....
한참을 기다려도 반응이 없습니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는 듯 쳐다 봅니다.
잠이나 자라..
살포시 닫아 주었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뒤를 돌아 섰는데 갑자기 몽실이가 뛰어 올라 기습했습니다. ㅡㅡ;
저도 이제 프로 2년차 집사입니다.
항상 등 뒤를 조심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 쯤이야...
엉덩이를 살며시 흔들려 피해줬습니다.
허공으로 뛰어 오른 몽실이가 땅바닥으로 그대로 떨어졌습니다.
옆구리가 먼저 떨어졌기 때문에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근데...
마치 아무일 없었다는 표정입니다.
원래 허공으로 점프하려고 했는데 뭐? 뭐?
라는 듯한 표정??
그리고 겨울 바닥이 참 시원하다(?)는 듯이 한참을 누워있습니다.
많이 익숙한 패턴입니다.
몽실이는 민망하면 항상 이런 식으로 행동합니다.
'떨어진게 아니다. 조금 독특하게 내려왔을 뿐이다' 시치미 뚝~!!!
고양이도 부끄러움을 느낄까?
고양이가 어느 정도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과학자들도 의견이 분분한 것 같습니다.
기쁘다. 슬프다. 화난다. 불안하다.
이런 감정들은 다른 생각이 필요 없는 1차적인 감정입니다.
고양이도 이러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러나 부끄러움, 수치심은 더 높은 수준의 감정입니다.
사람이 빙판 길을 걷다가 넘어진 경우를 생각해보면요.
넘어진 것 자체로는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누가 그 장면을 봤을 떄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즉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은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판단에 근거한 감정인데요.
자신과 남을 구분할 수 있는 '자의식'의 개념이 필요합니다.
자의식을 테스트하는 실험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미러 테스트'인데요.
동물에게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거울 속에 모습이 자신인 것을 알아차리면 '나'를 남과 구분할 수 있는 '자의식' 개념이 있는 것이구요.
만약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면 자신을 인지할 수 없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많은 과학자들은 고양이의 자의식을 부정하는 것 같습니다.
고양이의 지능은 생후 18개월의 인간과 비슷한 수준인데요.
인간이 자기 인지를 시작하는 시점은 2살 전후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6개월이 부족합니다. ㅜㅜ
그러나 최근 이러한 '미러 테스트' 가 제대로 된 실험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과학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러 테스트는 다분히 시각적으로 판단하는 인간의 기준에 근거한 것인데요.
고양이와 강아지는 시각보다는 후각, 청각 등을 종합적으로 사용해 대상을 인지하고 판단합니다.
실제 후각을 적용한 미러 테스트에서 기존의 상식을 깨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심지어 청소놀래기라는 물고기도 자기 존재를 인식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많은 동물들이 기존 편견을 뛰어 넘는 자기 인지 능력을 가졌다는 의미입니다.
물고기 따위도 있는 능력이 우리 몽실이에게 없을리가..
과학계에서는 논쟁 중이지만 저는 결론을 냈습니다.
고양이는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자기와 인간을 구분하는 능력도 가졌습니다.
뿐만아니라 어떻게 하면 대접 받고 살 수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고양이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똑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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